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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9년 데뷔 음반 ‘휀 드림 앤드 데이 유나이트(When dream and day unite)’로 세상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20년간 프로그레시브 록을 고수해 왔다. 프로그레시브 록이란 거칠게 말해 기교를 중시하고 클래식·재즈 등 다른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하는 진보적인 음악이다. 변박자, 조바꿈을 도입하거나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실험적인 음향을 창조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. 철학과 관조 정신을 담은 가사 역시 프로그레시브 록의 특징이다.
드림 시어터의 히트곡 ‘풀 미 언더(Pull me under)’에는 이런 프로그레시브 록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. 오케스트라처럼 장중한 전주 부분은 1분여에 걸쳐 연주되고, 곡의 전체 연주시간 또한 8분가량으로 일반 대중음악곡보다 세 배쯤 길다. 드림 시어터의 이런 경향은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이론을 철저히 수학한 경력과 무관치 않다. 이런 탓에 대중들에게 “난해하다” “기교에 치중한다”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.
이들은 여러 힐난의 목소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20년간 한 우물을 파왔다. 1990년대 너바나, 펄잼 등이 이끌었던 얼터너티브 열풍에도 휩쓸리지 않았다. 따라서 이들은 음반을 내자마자 빌보드 차트 수위에 오르는 대형 팝 가수와는 거리가 있다. 오로지 정교한 연주실력과 진지한 장인정신으로 음악활동을 해온 이들은 예술가 축에 속한다. 드림 시어터가 유행의 부침과 상관없이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고정팬을 거느릴 수 있었던 이유다. 드림 시어터의 음악엔 음반을 낼 때마다 록, 댄스, 랩, 힙합으로 변신하는 가수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깊이가 있다.
드림 시어터 결성 20주년 기념 콘서트는 오는 19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3시간30분 동안 열릴 예정이다.
심재천 기자 jayshim@segye.com